Media Log

내 피드리더에는 등록되어있는 블로그가 700여개 쯤 있다.

그 중에는 새로운 글이 올라올 때마다 가슴이 설레는 몇몇 블로그들이 있다. 그 중 우리나라 저자가 운영하는 3개의 블로그를 소개하려고 한다.


1. 메아리 저널

정말 엄청난 실력을 가진 해커이다. 특정 플랫폼이나 언어에 상관없이 여러 주제로 재밌는 글을 쓴다. 가끔 기괴한 코드 골프 내용이 올라오기도 하는데 그런걸 쳐다보고 있다 보면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어쨌거나 나는 그의 글이 너무나도 좋아서 언젠가는 주말 이틀 동안 내내 방구석에 누워서 2004년부터인가 썼던 모든 글을 다 읽어본 적도 있었다. 가끔씩 이상한 오락실 얘기도 쓰고는 하는데 그런 글조차 재밌다. 블로그에 댓글로 피드백을 할 수가 없어서 애독자로서 좀 아쉽긴 하지만 본인이 그에 대해 많이 고민해 본 듯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2. art.oriented

프로그래머가 몰랐던 멀티코어 CPU 이야기를 쓴 저자이다. 주로 윈도 프로그래밍이나 시스템 프로그래밍 이야기를 다루는데 글들이 재밌을 뿐더러 배울 점도 많다. 이 블로그 역시 거의 모든 글을 다 읽었다. 아마 프로그래밍 기술을 다루는 우리나라 블로그들 중 가장 피드백이 많이 왔다갔다 하고 방문자 수도 많은 블로그가 아닐까 싶다.


3. 김용묵의 절대 공간

이 블로그는 비교적 최근에 알게되었다. 글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꾸준히 작성되어 왔는데 써있는 글의 질과 양에 비해 일방문자수는 상당히 적다. 윈도 프로그래밍에 대해서만 다룬다. 윈도 역사에 대해서 글을 쓸 때는 레이몬드 첸을 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철도와 종교 이야기도 종종 꺼내는데 나는 그런 주제는 관심이 없어서 건너 뛰고 읽는다.


그러고보니 이 블로그들 이상으로 예전에 정말 좋아했던 블로그가 있었다. 바로 방준영의 블로그. 2009년도 즈음이었던가? 어느 날 아침에 그의 블로그를 발견하고는 오아시스라도 발견한 것 처럼 기뻤던 날이 있었다. 거의 매일 같이 좋은 글들이 올라와서 정말 행복하게 읽어가고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새 글이 더 이상 올라오지 않았고 심지어는 기존에 썼던 글마저 사라져 버렸다. 안타까운 일이다. 준영님. 혹시라도 이 글을 보신다면 돌아와주세요. 엉엉.


나는 미투데이나 트위터가 싫다. 페이스북도 싫다. 이 잡 것들이 나오고 나서 사람들은 블로그에 글을 잘 쓰지 않는다.

돌아오라 블로거들이여. 맛집 블로거 말고 프로그래머들 말이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어 블로그는 여전히 좋은 블로그들이 엄청나게 많다. 하지만 영어 블로그를 읽는 것은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다. 내 피드 리더에는 나중에 읽으려고 마킹해둔 글들이 잔뜩 쌓여있는데 그것들 대부분은 영어 포스트이다. 한 번 읽으려면 크게 심호흡부터 하며 각오를 단단히 하고는 한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심호흡을 자주 하지 않기 때문에 오늘도 마킹만 해두는 글들이 계속 늘어간다.

그러니 이렇게 우리말로 좋은 글을 써주는 사람들이 어찌 고맙지 않겠는가. 좋은 국내 블로그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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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hongyver.tistory.com BlogIcon hongyver at 2012/04/13 08:38 [edit/del]

    제 피드리더에도 많은 블러그가 등록되어 있는데 그중에 한분이십니다. ^^
    평소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영어 블러그는 마킹할 생각도 못하고 그냥 지나칠때가 많아요.)

    Reply
  2. Sobbungi at 2012/04/15 03:02 [edit/del]

    님도 저 세 블로그 만큼이나 충분히 훌륭하십니다..
    가끔 올라오는 글들 유용하게 잘 읽고 있습니다..
    계속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Reply
  3. Favicon of http://moogi.new21.org/tc BlogIcon 사무엘 at 2012/05/14 08:23 [edit/del]

    안녕하세요? 제 블로그에 흔적을 남겨 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저와 제 지인의 블로그를 소개해 주셔서 또 감사합니다. ^^

    '1. 메아리 저널의 운영자'는 저의 학교 후배이고 저와도 아주 친한 사이입니다.
    '엄청난 실력을 가진 해커' ← 사람 보는 안목이 정확하십니다. ㄷㄷ

    짐작하신 대로 저는 아주 좁은 제 전문 분야만 빼면 딱히 다른 IT 기술이나 플랫폼이나 전산학의 발전에는 큰 관심이 없는 타입이에요.
    그에 반해 진정한 전산학 덕후/해커가 어떤 사람인지를 저 친구를 보면서 저는 절실히 느낀답니다. ^^

    김민장 님 블로그는 운영자께서 대학원 생활에 너무 바쁘셔서 유명세에 비해 글이 너무 뜸하게 올라온다는 것만이 유일한 단점인 듯하고...

    제 블로그는 설치형이어서 메타블로그에 딱히 노출되는 게 없습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제가 개발한 프로그램을 사용해 온 분이나 너무 매니악한 블로그 주제에 질리지 않은 분들만 오느라 방문자수가 적은 것 같습니다. ^^;; 2년 전이나 지금이나 비슷한 수입니다.
    블로그 주제가 꽤 이상한 혼합형 타입이죠? ㅋㅋㅋㅋ
    URL에서 tc를 빼고 도메인만 입력해서 접속하면 대문 페이지도 나오는데, 그것도 보셨나 궁금합니다.

    Reply
    • Favicon of http://www.benjaminlog.com BlogIcon 김재호 at 2012/05/14 10:14 [edit/del]

      예, 메아리 저널이나 절대공간 글은 하도 많이 읽어서 친한 사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대문 내용도 읽어보았었고요.
      만나서 반가워요.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세요.

  4. 박우석 at 2012/05/16 01:45 [edit/del]

    자괴감 블로그 보고 왓는데
    난 누구인가 여긴 어디인가
    귓속을 맴도네요 ㅋㅋ

    Reply
  5. 이매` at 2013/01/25 18:51 [edit/del]

    네이트온이메일좀 알려주세용 ㅋ

    Reply
  6. busim at 2013/02/28 06:44 [edit/del]

    와~우! 글을 너무 재미있게 써서 귀에 쏙 들어옵니다 잘 놀다 갑니다 종종 들어와도 될까요?

    Reply
  7. 해비 at 2014/05/03 12:58 [edit/del]

    좋은 내용 및 링크들 감사합니다

    다만 이해가 가는듯 안가는듯(실제로는 이쪽 ㅜㅜ) 좀 정독하며 파 봐야 겠어요

    5년째 개발중(SI + SM + 기타)인데 난 뭐했나 싶을 정도로 자괴감만 드네요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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