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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IT산업의 멸망 - 7점
김인성 지음/북하우스
선정적인 책 제목만큼 내용도 꽤나 자극적이고 과격하다.

언젠가 구글 블로그에서 이 책 100권을 무료로 보내준다고 하길래 뭐지 했는데, 책을 읽어보니 고개가 조금 끄덕여 진다.

저자는 MS와 네이버는 악의 축이고 삼류 제품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는데 반면 구글과 애플에 대해서는 찬양 일색이다.
현재 구글이나 애플이 잘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MS의 제품들이 하나 같이 쓰레기 삼류 제품이라고 말하는 것은 좀 지나치지 않나 싶다. 오래전부터 KLDP 에서 리눅스를 하는 몇몇 사람들이 MS 제품들을 무조건 비방하는 글들을 많이 봐왔다. 아니 좋은건 좋다고 할 줄도 알아야지 윈도가 얼마나 잘 만든 제품인지를 정말 몰라서 그러는건가?

책 절반 동안 내내 MS와 네이버 욕을 하다가 나머지 후반에는 아이폰과 통신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전반부에서는 한쪽은 욕하고 다른 한쪽은 찬양하는 내용들 뿐이라 읽기가 불편했는데, 후반부에 와서야 기술적인 내용들이 많이 섞여있어서 좀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이동 통신과 IPTV에 대한 내용이 좋았다.

에필로그의 제목은 '멸망 속 희망을 찾아낼 당신을 기다리며'이다.
그런데 저자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정말 한국 IT 산업이 멸망하고 있는가? 나는 잘 모르겠다.
악성코드 그리고 분석가들 - 8점
이상철 지음/지&선(지앤선)
가끔씩 일요일 저녁 일찍 잠이 들어 밤 늦게 깨어버릴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책을 한 권 집어 들어 해가 뜰 때까지 읽고는 하는데, 오늘은 이 책이 걸렸다.

안철수 연구소에서 분석가로 일하고 있는 사람이 7년동안 회사에서 일하면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서 솔직하게 기록해두었는데 읽기도 쉽고 재밌는 편이다. 몇몇 기술적인 내용들도 재밌었고 안철수 연구소의 회사 문화나 일하는 방식이 훤히 보여서 좋았다.

나는 바이러스나 리버스 엔지니어링 기술에 대해서는 별로 흥미가 없지만(노가다성 일이 많기 때문에) 책 내용이 재밌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쭈욱 다 읽어봤다.

개인적으로는 무림강호의 세계 시리즈가 가장 재밌었다. 위대한(?) 바이러스와 루트킷들이 어떻게 동작하는지에 관한 내용들인데, 나는 그걸 만든 친구들이 나쁜놈들이라는 생각이 들기보다는 나이는 몇 살이나 먹었을까 어떤 식으로 윈도 내부를 공부하길래 그렇게 깊고 정확하게 알고 있을까하고 궁금 했다. 한번 만나보고 싶다. 설마 중고딩은 아니겠지.

책 말미에는 딴 얘기도 나온다. 중국에 있을 때 회사 여직원이 자기를 좋아했는데 술 마시고 오바이트 해버리고 한참을 스토킹을 하고 어쩌구 저쩌구. 그런데 이런 내용까지 쓸 필요가 있었는가. 뭐 재미있게는 읽었지만 남의 책에 원치않는 내용으로 자신의 이름이 팔려버린 그 중국 여직원이 좀 불쌍해서.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