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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법률여행

2017. 2. 20. 20:27 | 기타 책
재미있는 법률여행 1 - 10점
한기찬 지음/김영사

살면서 경제적 혹은 실용적으로 내 삶에 도움을 줬던 고마운 책들을 고르라면, 그동안 읽었던 많은 컴퓨터 책들이 1순위이고, 늦게나마 영어 공부가 하고 싶어 샀던 영어 문법책이 두 번째로 떠오른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흘러 마침내 3순위라고 말할 수 있을만한 책을 찾은 것 같다.


법이라는게 이렇게 재미있는 것이었나 싶을 정도로 읽기 쉽게 쓰여졌고, 책 구성도 아주 탄탄하다.

주말 동안 열 시간 정도를 들여서 책을 즐겁게 읽었는데, 다 읽고나서는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책의 시리즈는 총 5권인데, 나머지 4권도 모두 읽고 싶다.

글쓰기 정석 - 10점
배상복 지음/경향미디어
2010년에 이 책을 사두고는 책장에만 썩혀두었는데 얼마전에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읽고 그 글 솜씨에 큰 자극을 받아 다시금 꺼내게 되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포함해서 많은 책들이 이 책을 통해 글쓰기 훈련을 하는 것을 추천 하였는데 실제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글쓰기의 정석만을 가르친다. 수식어를 이용해 문장을 화려해 보이도록 만든다거나 강조해서 쓰는 법은 이 책에서는 좋지 못한 행동으로 취급받는다.
글에 리듬감을 불어넣는 방법이라든지 간결한 문장을 쓰는 요령 등 평소에 궁금해 해왔던 내용들을 배울 수 있었다.
8장 까지의 내용은 모든 단원마다 유익했지만 블로그 글이나 이메일을 쓰는 요령을 다루는 9장 이후의 내용은 인상적이지 못했다.
마지막 강의 - 10점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살림
컴퓨터 과학분야의 교수이며 카네기 멜론 대학에서 가상현실을 연구하던 랜디 포시 교수가 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면서 쓴 책이다.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후 '마지막 강의'를 준비해서 카네기 멜론에서 발표를 했고 이는 유투브에도 올라가서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 강의는 훗날 자신의 아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마지막 강의: 당신의 어릴적 꿈을 진짜로 이루기
http://www.youtube.com/watch?v=ji5_MqicxSo
동영상 강의의 내용은 책에서 모두 다루는 내용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가 아내와 아이들을 대하는 자세와 삶을 슬기롭게 살아가는 지혜들에 많은 감명을 받았다.
반성도 참 많이 했다. 누구는 내일 죽을 것 처럼 처절하게 살아가는데, 내가 너무 시간을 낭비하면서 사는 것은 아닌가. 늙어서 암에 걸리면 얼마나 후회를 하려나, 건강을 최우선으로 신경써야지.

많이 느끼고 배운 좋은 책이다.
영원히 사는 법 - 8점
레이 커즈와일 & 테리 그로스먼 지음, 김희원 옮김/승산

20년만 참으면 영원히 살 수 있는 의학 혁명이 일어난다. 그러니 그 때까지는 죽지말고 잘 버텨라.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이다.
죽지 않고 잘 버틸 수 있도록, 우리 몸에 대한 지식들과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생활습관 등을 가르쳐준다.
물론 20년 뒤에 일어날 의학 혁명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함께 다룬다.

특이점이 온다를 읽고서 팬이 되어 버린 레이 커즈와일의 신간이다.

언젠가 이 사람이 하루에 영양제를 100알씩 먹고 산다는 이야기를 본 것 같은데, 그 때 나는 저렇게 까지 하면서 살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지금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이제 내 몸에 노화가 찾아오는 것을 처음으로 느끼게 되면서, 그 동안 아무 음식이나 먹고 또 내 몸을 소중히 여기고 살지 않았던 것에 후회를 하고 있다. 영양제나 음식을 잘 가려 먹는 것만으로 정말 효과가 있다면 안 따라할 이유가 무엇인가.

위에서 말한 20년 후의 의학혁명이라는 것은 나노봇을 말한다.
몸 속에 들어가서 이곳 저곳을 돌아 다니며 나쁜 찌꺼기들을 청소하는 아주 작은 로보트인데. 이런 로보트가 종양을 제거한다거나 부러진 뼈를 고친다거나 막힌 동맥을 깨끗히 청소하는 일들을 맡게 될 것이다.
RNA 간섭이라는 기술을 통해 특정 유전자의 스위치를 꺼버릴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배부르게 먹어도 살이 찌지 않게 만들 수도 있으며 노화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다고 한다.

아마도 으아 너무 삭막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것이다. 만일 그 때 가서도 몸이 건강하다면 꼭 이런 기술을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진짜로 몸이 망가졌을 때 사용할 보험 정도로 생각해두면 될 것이다. 없는 것보다는 얼마나 다행인가. 암에 걸려도 살 수가 있으니 말이다. 물론 돈은 많이 벌어 두는 게 좋을 것이다.
내몸 사용설명서 - 10점
마이클 로이젠.메멧 오즈 지음, 유태우 옮김/김영사
이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건강을 끔찍히도 생각하던 한 사람이 있었다.
그 분은 내 팀장이기도 했었는데, 내가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에서 가장 똑똑한 사람이었고 자기관리를 잘하는 사람이었다.
어느 정도로 철저하게 관리를 했냐면, 밖에서 파는 대부분의 음식들을 먹지 않았다. 그래서 항상 도시락을 싸서 다녔고, 어쩌다 단체 회식 같은 것을 하면 굶기 일쑤였다.

이 책은 그가 내게 읽어보라고 언젠가 권해준 책이다.
나는 이 책과 마이클 로이젠의 다른 2권의 책들까지 모두 다 진지하게 읽었고, 이제는 나도 건강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을 하면서 살기 시작했다.

다른 2권의 책의 제목은 내몸 젊게 만들기내몸 아름답게 만들기이며 얼마전에 이 블로그에 포스팅을 했었다.
위 두 책들보다 이 책이 훨씬 유명하고 많이 팔렸으며, 또한 중요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심장, 혈관, 뇌, 뼈와 관절 그리고 근육. 폐와 소화기관, 우리 몸의 면역체계 등 정말 중요한 것들을 많이 배울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것은 명문 의과대학을 다니는 것과 같다.

이 책의 표지에 써있는 말인데, 명문 의과대학은 물론 뻥이지만, 잘 읽어두면 살아가면서 자신에게든 남들에게든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니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내몸 아름답게 만들기 - 8점
마이클 로이젠.메멧 오즈 지음, 유태우 옮김/김영사

내몸 사용 설명서, 내몸 젊게 만들기와 같은 책을 쓴 마이클 로이젠의 최근작이다.
피부, 머릿결, 입, 손발 등 육체적으로 신체를 아름답게 만드는 방법들과 돈, 일 그리고 사랑 등의 정신적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을 다룬다. 나는 육체적인 부분에만 관심을 가지고 읽어봤다. 그 외의 부분은 별로 관심이 가지 않는데다가 다른 책 좋은 책들이 너무나도 많다.

다음은 책에서 정리한 몇가지 지침들이다.
  • 얼굴을 베개에 묻고 자지 않는다. 피부에 주름이 생기고 아침에 얼굴이 붓는다.
  • 오메가3는 만병통치약이다. 심장에 좋고 불안증과 우울증을 없애주며 여드름도 없애준다. 게다가 머릿결까지 빛나게 해준다. 어떤 음식에 오메가-3가 많이 들어있는지는 이 곳 포스트에 정리되어 있다.
  • 매주 강도가 약한 물리적 혹은 화학적 각질제거제를 사용한다.
  • 사과와 당근은 치아 미백효과가 있다. 사과는 입냄새 제거에도 도움이 된다.
  • 탈색이나 염색은 마치 음식에 인공색소를 넣는 것과 다름없다.
  • 헤어 드라이어와 고대기는 머리카락에 좋지 않다. 머리카락을 말릴 때에는 타월이 가장 좋으며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낮은 열을 사용한다.
  • 동물성지방, 붉은 고기 지방 섭취는 DHT가 더 많이 생성되어 더 많은 모낭에 손상을 준다. 반면 카페인은 DHT를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 혀 긁개는 입 냄새 원인의 75퍼센트를 줄여준다. 칫솔만 사용했을 경우에는 겨우 45퍼센트 줄어든다. 단지 10초만 더 투자해 혀 긁개를 혀 위에 대고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 칫솔은 두 달마다 교체한다. 새로운 초음파 칫솔은 치석 제거 효과가 탁월해서 많은 치과 의사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 붉은 포도주, 커피, 차, 토마토소스, 포토와 그랜베리 주스는 확실히 치아에 얼룩을 남긴다.
초음파 칫솔은 필립스의 소닉케어 같은 제품을 말하는 것 같은데 확실하진 않다. 소닉케어는 내가 사용하고 있는 칫솔이기도 한데 상당히 만족스럽게 잘 쓰고 있다.

혀 긁개는 또 뭔가 하고 찾아봤더니 쇼핑몰들에서 혀크리너라는 이름으로 몇 천원에 팔고 있었다. 중국산 싸구려 같아서 좀 걱정되긴 하지만 그래도 한 번 사봤다.
이 책에서는 치실 또한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고 권장하는데, 치실도 뭔지 몰라서 찾아봤다. 가느다란 실을 치아 사이에 끼고 실을 움직이면서 치간을 청소하는데, 저 짓을 어떻게하지. 다른 사람들은 진짜 매일 저걸 하고 사는거 맞나?
그래도 꼭 해야한다니깐 뭐 어쩔 수 없지. 치실도 사야겠다.

각질제거는 한번 해보고 싶은데 뭘 어떻게하라는건지 모르겠다. 화학 구슬(chemical beads)을 사용하는게 좋다고 말하는데 찾아봐도 잘 모르겠고 책에 좀 더 설명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다음은 피부를 위한 음식들이다.
  • 달걀 노른자, 콩과 식물, 아보카도, 콩, 견과류
  • 연어
  • 녹차
  • 석류
  • 토마토
피해야할 화장품 원료로는
  • 요소제품
  • 라우릴황산나트륨
  • 미네랄 오일
  • 에타놀아민
  • 톨루엔
  • 디메틸아미노에타놀
들이 있다.
스님의 주례사 - 8점
법륜스님 지음, 김점선 그림/휴(休)

머리가 많이 복잡해서 집근처의 공원에 바람을 쐬러 나갔다가 서점에 들러 책을 한 권 사왔다.

이 책의 부제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한 남녀 마음 이야기이다.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연인들이나 결혼 후의 부부들에게 스님이 말해주는 좋은 지침들이 담겨있다.

연인과 부부 그리고 고부간의 갈등에서 생길 수 있는 화, 미움, 질투, 욕심 등의 감정을 어떻게 없앨 수 있는지 재미있게 풀어낸다.

책을 읽는 내내 어떤 사람을 생각했다.
요 며칠 동안 숨을 쉴 때마다 고통스럽고 가슴이 아팠었는데, 오늘 집에 돌아와서는 오랜만에 책상에 바른 자세로 앉아서 이 책을 읽으면서 비로소 마음이 진정되기 시작했다.

  • 문제의 본질을 파악한다.
  •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 상대방을 이해한다.
  • 자신이 손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산다.

이런 것들을 계속해서 수행함으로써 자기 변화를 이루게 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말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들이지만 이것들을 지켜 나간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나는 수행이라는 단어가 참 마음에 들었다.
어디 절에 가서 아미타불 하는게 아니라, 일상 생활 속에서 꾸준히 문제점을 파악하려 노력하고 그것을 실제로 고쳐나가는 것을 연습하고 체크해보는 것이다.
내가 수행해야 할 것들을 이미 이 책에서 많이 찾았고 잊어버리게 될까봐 메모해 두었다.
이제 열심히 수행하는 일만이 남았다.
내몸 젊게 만들기 - 10점
마이클 로이젠.메멧 오즈 지음, 유태우 옮김/김영사
새 해가 되면 올해는 뭘 해야지 하고 이런 저런 계획을 세운다.
늘 그 계획에는 무슨 책들을 읽을껀지 무슨 공부를 할껀지가 주된 내용이였는데, 올해는 그런 것들을 한발짝 뒤로 하고 건강을 최우선 목표로 잡았다.

작년 말 쯤에 읽었던 한 책이 내 마음을 변화시켰는데, 이승윤이라는 개그맨이 쓴 웰컴 투 식스팩이라는 책이었다.
웰컴 투 식스팩 - 10점
이승윤 지음/타임POP

도서관에서 보이길래 심심풀이 땅콩으로 집어든 책이었는데, 글을 유머스럽게 잘써서 아주 재밌게 읽기도 했지만 그가 얼마나 독하게 마음먹고 운동했는지가 내 마음속에 고스란히 전달되어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
책 내용 중에 남자로 태어나서 제대로 몸 한번 못 만들어보고 죽는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많은 공감을 했다.
그 때부터는 진지하게 내 몸의 건강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덕분에 살이 7kg나 쪄서 아주 기분이 좋다.

마이클 로이젠은 꽤 유명한 의사인데,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썼기 때문에 이 책에 나오는 내용들은 믿을만하다. 그는 이 책 외에도 내 몸 사용 설명서, 내 몸 아름답게 만들기, 내 몸 다이어트 설명서 등의 책을 쓰기도 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 잊지않고 기억하고 싶은 것들을 정리해보았다.

  • 물은 내 몸의 혈관과 장기들에 대한 최고의 선물이다. 하루에 7잔 이상 먹는다.
  • 살면서 돈을 아끼지 말아야할 것이 3가지 있다. 베개와 침대 매트리스 그리고 부엌칼이다.
  • 포도를 많이 먹어라.(남자에게 좋다)
  • 생선을 많이 먹어라. 뇌가 좋아진다.(오메가-3) 특히 연어와 청어.

심장에 좋은 음식
과일 및 야채 - 포도 크렌베리, 토마토, 양파, 그리고 토마토주스 같은 과일 및 야채에는 플라보노이드와 카로티노이드라는 항산화성분이 들어있다. 색깔이 있는 자연식품에 많이 존재하는 플라보노이드와 카로티노이드는 비타민과 유사한 물질로, 활성산소로 인산 손상을 줄이고 소변을 통한 배출을 촉진해 염증을 낮춘다.
마늘 - 논란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하루에 한 쪽의 마늘을 섭취하면 혈액이 묽어지고 혈압을 낮춘다. 마늘 냄새가 문제라면 알약 형태로 섭취할 수도 있으나 냄새가 땀으로 배어나오기도 한다. 하루에 마늘의 주성분인 알리신을 400밀리그램 정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올리브 오일- 특히 엑스트라버진은 식물성 영양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몸에 좋은 HDL을 높여준다. 따라서 하루에 섭취하는 지방 중 25퍼센트는 올리브오일처럼 건강에 좋은 지방으로 구성해야 한다.
오메가-3 지방산. 생선이나 해초에 많이 함유된 이 영양소는 혈관을 수리하는 팔방미인이다. 우선 혈액 속의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고심장 발작 이후의 부정맥 위험을 감소시킨다. 또한 혈압을 낮추고 혈소판의 점성을 줄여 응고를 막는다. 일주일에 3회 이상 생선을 섭취하라. 가장 좋은 식단은 연어, 메기, 가자미, 송어 등의 등푸른 생선으로 구성된 것이다.
마그네슘- 100퍼센트 통밀빵과 시리얼, 콩, 아욱콩, 아보카도, 사탕무, 건포도 등에 많으며 동맥을 확장시켜 혈압을 낮추고 부정맥을 줄여준다. 마그네슘은 하루에 400밀리그램을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아욱콩 한 접시에는 100밀리그램, 시금치 반 컵에는 80밀리그램, 30알의 땅콩에는 50밀리그램이 들어있다.
콩단백질 식품 - 두부나 기타 콩을 재료로 만든 식품을 섭취해 하루 25그램의 콩단백질을 먹으면 LDL과 중성지방 수치를 낮출수 있다.
스태놀과 스테롤- 식물성 콜레스테롤로 혈액 속의 LDL과 대체되어 혈관을 건강하게 해준다.
다크초콜릿 -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다크초콜릿은 고혈압에 좋은 약의 효과만큼이나 혈압을 낮추며 HDL을 높이고 LDL을 낮춘다고 한다.

아래는 면역체계에 좋은 것들이다. 이런 것들을 많이 먹어야 병에 잘 안걸린다는 뜻이다.

의사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있으면 살면서 이로운 일들이 셀 수 없이 많이 생길 것이다. 우리가 빨리 이 책의 시리즈를 사서 읽어야 할 이유이다.

Basic Grammar in Use with Answers (Full Color, 3rd Edition) - 9점
Raymond Murphy 외 지음/Cambridge University Press

Grammar in Use Intermediate (Paperback, 3rd Edition, with Answers) - 10점
/Cambridge University Press(케임브리지)

어느 날 문득 영어공부를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인터넷으로 바로 이 책을 주문했었는데, 그게 2008년 10월의 일이었다.
점심시간이나 잠들기 전의 짜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이 책을 공부했다. 2년의 시간이나 지나서야 이 책들을 다 끝냈으니 얼마나 게으르게 공부했는가. 그래도 주기적으로 꼬박꼬박 봐오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게 너무 너무 기쁘다.

1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한번도 순서를 뒤집지 않고, 한글자 한글자 조심조심 읽어보고 문제를 풀고 또 답을 맞췄다.
보라색 책인 Grammar in Use Intermediate는 올해 내내 가방에 넣고 다녀서 책이 떡이 되어버렸는데, 그래서 오히려 더 애착이 간다.

당연히 이 책을 처음 샀을 당시에 비해서 영어 실력은 상당히 많이 좋아졌다.
내가 영어 공부를 시작한 목적은 프로그래밍을 조금 더 잘하고 싶어서 였다. 기술 문서들을 읽기도 너무 어렵고, 특히 뉴스 그룹 같은 곳에서 무엇을 물어 볼 때 한 문장도 제대로 못 써서 쩔쩔매는 나를 발견하고는 이대로는 실력이 많이 안늘겠구나 하고 생각을 했다.

이 책들 덕분에 지금은 이런 문서들을 별다른 거부감 없이 읽을 수 있고, stackoverflow 같은 사이트에서 프로그래밍 하다가 궁금한 것들을 물어볼 수 있을 정도가 되었으니 목적은 달성한 셈이다.

사실 처음에는 이 두 권을 꼼꼼히만 다 보면 실력이 엄청 많이 늘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직도 2~3줄 짜리 긴 문장을 볼 때 숨이 턱턱 막히는 것을 보면 역시 세상에 만만하게 되는 일이 없구나 싶다. 그래도 기초는 잘 닦았으니 꾸준히만 계속 공부하면 점점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Basic이나 Intermediate나 2판으로 샀었는데, 내가 구입한 직후 Intermediate의 3판이 나왔고 바로 얼마전에 Basic Grammar In Use의 3판이 나왔다. 새로 구입한다면 당연히 3판을 사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당시 이 책 2권을 사기 위해 책 값 3만원 정도를 썼는데, 얻은 것에 비하면 책 값은 아주 뽕을 뽑았다고 할 수 있겠다.
아, 뽕을 뽑는다는 것은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하지만, 이 책을 끝까지 공부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 이 책이 얼마나 유명한 책인지는 말 안해도 영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다 알고 있는 사실 아닌가. 내 주위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가지고 있지만 끝까지 다 풀어낸 사람을 한 명도 보지 못했다.
나는 내가 얼마나 의지가 약한 인간인지 알기 때문에, 처음 책을 사서 아주 느슨하게 목표를 잡았다. 1년에 한 권씩.
3일에 한 챕터씩만 하면 딱 1년이 걸린다. 이 정도면 할만하지 않은가?
사람마다 성향도 다르고 처해있는 상황들도 각기 다르니, 자신에게 잘 맞추어서 목표를 정하고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는 것이다.

뒤돌아보면 내가 군대에 있었을 때 이 책들을 공부하지 않았던 것은 정말 어리석었다. 나는 그 때 왜 내무반 방구석에 누워서 쓸데없는 소설책들만 읽고 있었을까.
영어 공부는 어렸을 때 부터 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다. 23-4살 때 영어를 어느 정도만 했어도 30살이 될 때까지 훨씬 더 많은 지식을 머리 속에 넣을 수 있었을텐데.

거인과 싸우는 법 - 8점
이기형 지음/링거스그룹

블루문님의 블로그에서 이 책을 알게 되었다.
'별로' 라는 내용의 리뷰였는데, 나는 그 리뷰를 읽으면서도 우와 재밌겠다 싶었고, 실제로도 기대했던 만큼 재밌었다.

아이리버의 전성기 때 나는 군대에 있었기 때문에 얼마나 큰 열풍이 불었는지 전혀 몰랐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엄청 났었구나 싶었다.

나는 2007년인가 생전 처음으로 MP3 플레이어를 하나 샀었는데 그게 아이리버 제품이었다. 상당히 마음에 들게 잘 쓰고 있었는데 어머니께서 탐내셔서 어머니를 드리고는 삼성 YEPP으로 다시 샀었다.
그 당시에는 이미 아이리버보다 삼성이 더 많이 팔릴 때였는데, 나는 YEPP을 사고 나서 이 빌어먹을 꼬물딱지를 다시는 안사겠다고 결심했던 기억이 난다. 다음에 혹시 MP3를 사면 꼭 다시 아이리버를 사야지 생각했는데, 이제는 제품도 몇 개 없는게 괜히 내가 다 슬프다.

임직원들이 다들 365일 사무실에서 살았다는데(물론 뻥이 좀 섞였겠지만) 불쌍하다기 보다는 젊은 기업의 열정을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해이해진 내 모습도 돌아볼 수 있었다.

책의 내용은 양덕준 사장의 예찬론에 가깝다. 정말 그대로라면 그는 그 이름처럼 참으로 덕장이다. 나는 그만한 사람을 여태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것 같다. 자기 돈을 다 퍼부어 직원들 인센티브와 월급을 주는 사장이 몇 명이나 있을까.

가끔씩 나오는 이용현 이사의 이야기는 더욱 재밌었다. 최고 실력의 엔지니어라고 하는데, 얼마나 잘하는 사람일까 너무 궁금했다. 책을 다 읽고 검색을 해서 좀 찾아봤는데, 별 다른 정보를 얻을 수가 없어서 실망을 했다.
빌어먹을, 세상에는 왜 이렇게 천재들이 많은가. 내게는 참 부럽고 만나보고 싶은 존재들이다.

빨리 빨리 실력이 늘어야 하는데, 어째 프로그램은 하면 할 수록 더 어려워진다.

양덕준 사장님은 지금 몸이 아주 많이 안좋으시다고 한다. 부디 완쾌해서 그가 아이리버를 꼭 다시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나는 똑딱이 포토그래퍼다 - 8점
안태영(정민러브) 지음/한빛미디어

어제는 불꽃 축제를 다녀왔다.
불꽃 축제는 한화에서 진행하는데, 나는 운이 좋게도 한화 블로그에서 무려 1500분의 1 확률의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맨 앞의 좋은 자리에서 너무 편하게 아름다운 장면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나는 한화하면 류현진이하고 빙그레밖에는 연상되는 것이 없었는데, 이번 일로 호감도가 많이 상승했다.

어쨌거나, 기왕 좋은 자리에서 보는거 사진이라도 몇 장 남겨두고 싶어서 평생 사진에는 관심도 없던 내가 회사에서 동료에게 DSLR을 빌리고, 아침에 도서관에서 DSLR 책과 이 책을 빌려서 몇가지들을 공부하고 조작법을 연습한 뒤에 한강으로 갔다.

불꽃들은 너무도 아름다웠고 가슴이 쿵쾅 쿵쾅 두근 거리도록 감동적이었는데, 집에 돌아와서 찍은 사진들을 컴퓨터에서 열어보니 그 예뻤던 불꽃이 다 불떡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똑딱이 카메라를 항상 가방에 휴대하고 다니지만, 잘 꺼내지도 않을뿐더러 한 번 찍더라도 모든 아름다운 것들이 떡이 되고 만다. 카메라가 꼬졌구나, 좋은 카메라를 사면 나도 예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왔었는데, '아, 안되는 놈은 뭘로 해도 안되는구나.' 라는 것을 확실히 깨달았다.

그럼 되는 놈은 뭘로 해도 될까?
얼마 전에 한빛미디어 사이트에서 새로 나온 책들을 살펴 보다가 눈길이 가는 책 제목을 발견해서, 조금 살펴보았었는데 소개글이 너무도 인상적이어서 어제 이 책도 같이 빌려왔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불떡 사진들을 보면서 문득 어제 빌려놨던 이 책이 생각이 났다.
똑딱이로도 사진이 잘 나오긴 하나. 어떤 사진들이 있나 한 번 보고 싶었던 것이었는데, 책이 아주 재미있어서 금새 다 읽었다. 우선 똑딱이로 찍었다는 그 사진들이 너무 좋았고,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독자들을 공감하게 하고 설득시키는 글솜씨가 참 마음에 들었다.



책에 나오는 사진들을 보면 사진을 전혀 모르는 나로서는 이게 정말 똑딱이로 찍은게 맞는건지조차 모르겠다.
그 사진들 중에는 시흥역이나 석수역이 종종 등장하는데 그 곳은 우리 동네이기도 하고 내가 어렸을 때 부터 아주 많이 밟고 지나 다녔던 곳이다. 그 익숙한 장소들이 아름다운 사진으로 그려질 수 있다니 나도 사진을 잘 찍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왕창 생겨버렸지 뭔가.



책을 읽으면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도대체 이 사진은 정확히 어떤 카메라로 찍었을까 였다. 그런데 카메라 제품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 책에는 없지만 글쓴이의 블로그에서는 정확히 어떤 카메라로 찍었는지에 대한 정보도 공개가 되어 있다. 똑딱이는 똑딱이인데, 물론 역시 내 것보다는 훨씬 좋은 30만원 이상의 카메라들이었기는 했지만 그래도 정말 똑딱이로도 할 수있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다.

이 곳이 저자의 블로그이다. 가서 한 번 그의 다른 사진들을 구경해보라.

나는 몇가지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 있었는데, 메일 주소도 찾을 수 없고 로그인한 사람만 글 쓰기를 허용해두고 있어서 그냥 말았다.

삼성을 생각한다 - 8점
김용철 지음/사회평론

원래 이런 종류의 책들은 집근처 도서관에 신청한 뒤에 빌려서 보는 편인데, 다른 블로그들에 쓰여진 리뷰들을 읽다보니 너무 재밌을 것 같아서 참지 못하고 주문해버리고 말았다. 알라딘은 책을 주문하면 바로 다음날 배송이 되는 점이 아주 마음에 든다.

나는 평소에 정치와 경제에 전혀 관심이 없고 기반지식 또한 없어서 책을 읽는데 애를 먹은 부분들이 많다. 예를 들어 신정아, 한나라당 차떼기. 뭐 이런 말들이 나올 때마다 예전에 한번쯤 들어본 것은 같은데, 당최 무슨 일이었는지 하나도 모르겠는 것이다. 이런 궁금증들은 위키피디아에서 풀 수 있었다. 그 곳에서는 원하는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나는 위키피디아를 정말 너무너무 좋아한다.
이미 정치, 경제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면 당시 사건들을 떠올려 보면서 이 책을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삼성의 비리들을 고발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있고, 삼성의 장점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없다.
책이 상당히 두꺼워서 읽는데 애를 먹었는데, 했던 얘기 또 하고 또 하는 부분이 많았다.
처음에는 충격적인 내용들에 푹 빠져서 미친듯이 재밌게 읽다가, 2/3 이상 읽다보니 점점 무디어져서 집중력이 떨어져버렸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인공은 이건희, 이학수 그리고 김인주라고 할 수 있는데, 실제로 그들의 얘기가 나올 때 가장 집중이되고 재미있다.


나는 재벌들의 생활과 생각은 일반적인 사람들과 어느 정도나 다를까 궁금했었다.
예전에 누군가가 정몽준씨에게 버스비가 얼만줄 아냐고 물어봤는데, 70원이라고 대답했다길래 경악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설마 싶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그럴수도 있었겠구나 싶다.
이건희의 부인인 홍라희씨는 100만원 짜리 옷을 대체 어느 누가 사가겠냐라는 말을 했었는데, 우리의 생각과는 반대로, 그런 싸구려 옷은 아무도 안사간다라는 뜻으로 한 말이다.
씀씀이가 워낙 크기 때문에, 버스비 같은 아주 작은 돈의 단위에 대해서는 짐작 조차 못하는 것이다.

또한 이건희의 생일 파티와 그의 전세기 내부 광경에 대해 쓴 장에서는 그들이 일반인과(그리고 2류 부자들과도) 얼마나 다른 세상에 살고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물론 돈을 많이 벌고 많이 쓰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들이 쓰는 모든 돈은 그들의 돈이 아니라 회사 돈인 것이 문제라고 김용철은 지적한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살짝 계산해봤는데 지금까지 삼성 제품을 산 돈 중 한 5만원 정도는 그들의 비자금으로 들어가서, 이건희가 생일날 마시는 1000만원짜리 와인의 한 모금 정도 기여했겠구나 싶었다.

이건희와, 이학수 그리고 김인주를 보면서 군대 시절 생각이 자꾸 떠올랐는데, 그것은 이 책에 나타난 삼성의 모습이 군대의 모습과 너무도 흡사했기 때문이다.
삼성공화국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것은 이런 이유일 것이다.

이건희는 별 5개(원수)
이학수는 별 4개(대장)
김인주는 별 3개(중장)
김용철은 별 1개(준장)

아마 이 정도가 아니었을까?

이건희는 거의 회사에 출근하지 않는데, 출근한 날에는 그가 탄 엘레베이터가 중간에 멈추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을 써야만 한다.
군대에서 사단장급을 맞이하게되면, 사병들은 길거리에 먼지하나 없이 청소하고 간부들은 뭐가 그리 분주한지 전화 통화를 하면서 정신나간 사람들처럼 뛰어다녔었는데 아마 그 광경하고 참 비슷했을 것이다. 머리 속에 그려지지 않는가?

나머지 일반 임원들은 영관급이다(대령, 중령, 소령)
예를 들어 예전에 진대제사장 같은 경우는 중령 정도나 되었을 것 같다.
윤종용 사장 정도나 특별히 2스타 정도의 장관급 대우를 받았을 것 같은데, 김용철이 그에 대해서는 나쁜 말이 없는 것으로 보아 깨끗하고 강직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책 중에, 김용철이가 양심고백이후 이학수가 문자메세지를 보내왔는데, 김용철이 그조차 언론에 공개해버려서 이학수가 마음을 꽤나 상했을 것이라며 살짝 미안해 하는 내용이 있었는데, 무슨 내용인지 궁금해져서 찾아봤다.

"김 변호사 우리 서로 좋았을 때를 생각해봅시다. 나는 김 변호사와 이렇게 될 만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나서 뭐든지 풀어보면 서로 유익할 것입니다. 긍정적인 판단을 기대합니다."

번역하면 이쯤 되겠다.

"이보게, 예전에 내가 당신을 얼마나 아꼈고, 또 날 인간적으로 잘 따르기도 했지 않는가. 돈은 원하는대로 줄테니 이쯤에서 입 다물고 끝내자. 부탁이다."

실제로 김용철의 아들이 결혼할 때 이건희와 이재용은 100만원씩 축의금을 낸 반면에 이학수는 500만원을 냈는데, 당시 둘의 관계를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위키피디아에 보면 책의 내용들이 좀 더 자세히 기록되어져 있다.



이건희를 생각하면서 김우중이라는 예전 대우 회장 생각이 떠올랐다.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 라는 책은 20년동안 읽히고 있는 그의 스테디셀러인데,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열정을 가져다주는 아주 훌륭한 책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읽은 책 중 가장 감동적이고 열정적인 자서전이었다.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책 내용 중에 그는 자신이 죽고나면 젊은이들에게 깨끗한 기업가로 기억되고 싶다는 말을 특별히 많이 했었는데 안타깝게도 이미 그렇게 되기는 틀려버린 것 같다.
만일 그가 이것을 보게 된다면 그는 펑펑 눈물 흘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 당시 무슨 일이 있었고 어떤 상황이 그 멋진 남자를 이렇게 변하게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수 많은 젊은이들의 우상이었던 사람이 한 순간에 이렇게 될 수 있구나 하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건희 역시 훌륭한 기업가라는 얘기를 듣기에는 너무 많이 와버린 것 같다. 이제부터 열심히 노력하더라도 그의 평판을 다시 좋게 돌리기는 힘들 것이다.

어쨌거나 이 책을 사서 아주 재밌게 읽기는 했다만, 이 책이 좋은 책이라는 것은 아니다. 그냥 재밌는 책일 뿐이다. 또한 나는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다 믿지도 않는다. 이런 류의 책들은 과장이 섞이기 마련이다.

진대제는 똑같이 삼성 임원을 지내고 나와서 젊은이들에게 열정을 불러 일으키는 훌륭한 책을 쓰는데, 이 책은 우리들에게 에너지를 건네주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우리나라 최고의 기업에게 채찍을 가하는 이 책이 전혀 가치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만, 나는 그래도 진대제의 책이 훨씬 긍정적이고 읽을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삼성은 정말 대단히 큰 기업이며, 내가 좋아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그들은 남들을 따라잡는 것에 아주 익숙하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해서 빠른 속도로 성장한 후 1등까지 따라잡아 버리는 것이 바로 그들의 방식이다.
반면에 그들은 남들보다 먼저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지는 못하는데, 이런 것들이 바로 이렇게 군대처럼 돌아가는 그들의 조직문화 때문인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을 했다.

좋게 말하면 '일사불란하게 집중해서 움직이는 조직' 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야할 썩어빠진 조직' 이다.

이제는 작은 것이 큰 것이다 - 10점
세스 고딘 지음, 안진환 옮김/재인
내가 세스 고딘을 알게 된 것은 2008년 봄 쯤이다.
당시에 회사에서 그가 쓴 퍼플카우라는 원서로 영어스터디를 했었는데, 온라인에서는 어디서도 팔지 않던 그 빌어먹을 책을 구하기 위해 서점들에 전화해보다가 잠실에 있는 교보문고에 딱 한권 있다고 해서 바로 달려 가서 사왔던 기억이 난다. 비록 그 책은 내 부족한 영어실력 탓에 몇일 지나지않아 책장에 쳐박혀 버렸지만.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 책의 번역서인 '보랏빛 소가 온다'를 구해서 읽어본 이후에 나는 그의 리마커블한 생각들과 통찰력, 그리고 유머 감각에 완전히 반해버렸다.

그 후로 한동안 이 빡빡이를 잊고 살다가 도서관 신간 목록에서 반가운 이름을 보고는 이 책을 집어들어 보게 되었다.

이 책은 그가 들려주는 짧은 토막 이야기들의 묶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아마도 블로그에서 써온 글들을 추려서 낸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에서도 역시 리마커블한 아이디어와, 가장 위험한 길이 안전한 길이라는 그의 주장은 계속된다. 그는 특히 변화에 대해 강조하는데, 우리가 리마커블해지기 위해서는 변화 하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수 많은 예 중 하나로, 그는 필기체가 21세기에는 근본적으로 쓸모없는 기술이라고 말한다.
학교 교과과정에서 타이핑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직도 필기체를 가르치고 있는 것을 예로 들며 느리게 변화하는 조직에 대해 꼬집는다.

이 부분을 읽으며 내가 학교 선생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고 생각했다.
나는 문득 국민학교 4학년 때 따뜻한 방바닥에 누워 네모난 바둑판 공책에 글씨 숙제를 열심히 했던 것이 떠올랐다. 그 숙제는 모든 초등학생들의 전통이었고, 또한 나는 여전히 예쁜 글씨를 쓰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계속 그 숙제를 내줬을 것 같다라고 생각하며 계속 책을 읽었다.
책 뒷쪽에 가서 이 빡빡이는 그런 내 생각이 왜 틀렸는지, 문제가 무엇인지 가르쳐주었다.

우리는 전통에 의지하면서 언제나 해왔던 대로 행동한다. 그것이 쉽고 안전하기 때문이다.
-그 놈의 전통! 중에서

나는 전통이나 잡스런 추억에 빠져 현실을 올바른 시야로 바라보지 못한채 잘못 판단했던 것이다.

돌아보니 회사에서 하루에 볼펜을 드는 일이 거의 없었다. 보고서, 메일들이 모두 키보드를 통해서 입력된다. 내가 볼펜을 드는 일은 프로그램을 설계를 하면서 끄적이는 메모나, 전화 통화를 하면서 낙서를 하는 것 정도? 아, 영어 공부를 할 때도 쓰긴 한다.

조금 더 지나면 초중고생들이 넷북을 들고 다니며 필기하는 세상이 올텐데도, 우리가 변화하지 않고 있는 것은 모두 이 전통 탓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기 위해 세스 고딘이 제안하는 훈련 방식이 있다. 늘 하던 일을 조금 다르게 함으로써 고정관념에 빠지지 않고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게 되는데 이 책에서 그는 이것을 '줌'이라고 부른다.

1. 오늘 저녁 식사로 이제껏 한 번도 먹어 본 적 없는 음식을 먹는다. 그리고 내일 저녁에는 또 다른 음식을 먹어본다.
2. 내일 출근길에는 평소에 싫어했거나 생소한 장르의 CD를 듣는다.
3. 매주 새로운 잡지를 한 권씩 읽는다.
4. 일주일에 한 번, 당신의 전문 분야와 무관한 사람들을 만난다. 그리고 여태껏 관심을 가져 본 적이 없는 주제의 박람회에 간다.
5. 사무실 자리배치를 바꾼다.

재미있을 것 같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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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금서 - 6점
김진명 지음/새움

최근에 발매된 김진명씨의 새 책이다.
나는 컴퓨터 책이나 자기계발 종류가 아닌 책은 거의 읽지 않지만, 어렸을 적 내가 좋아했던 몇몇 작가들의 신작만큼은 즐거운 마음으로 꼬박꼬박 읽어본다.

김진명도 그런 작가 중 한명인데, 그의 책을 읽다보면 특유의 박진감과 통쾌함, 그리고 애국심이 고취되는 감정을 갖게 되고는 하는데 나는 그런 느낌들이 너무 좋다.

이 책은 이정서와 한은원이라는 두 주인공이 우리 대한민국의 한(韓)이라는 이름의 유래에 관해 밝혀가는 내용으로 이루어져있다.

작가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정서와 한은원은 바로 김진명 자신이다.
그는 요즈음 소설을 쓰는 것 뿐만이 아니라, 우리들의 잃어버린 역사를 되찾기 위해서 아주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지는데, 부디 그의 노력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의 다른 책들과 달리 이 책은 1권으로 끝나는데, 덕분에 부담없이 읽을 수는 있다만 전체적인 스토리나 박진감에 있어서는 예전의 책들만 못하다고 느꼈다.

살인 사건과 같은 어떤 의혹의 이벤트 발생, 그리고 주인공이 실마리를 풀어내는 과정.
그의 거의 모든 책은 위와 같이 구성되어져 있는데, 이번 천년의 금서에서는 그 실마리를 풀어내는 과정이 너무 순탄했고(수퍼스마트인 주인공들 덕분에), 또 조금 비현실적이기도 해서 그렇게 느껴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했던 노력들과 우리들에게 던져주는 메세지는 충분히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다.

나도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명작을 통해 그를 처음 알게되었었는데, 그 때 느꼈던 떨릴정도의 벅찬 감동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앞으로 또 그런 멋진 책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러프 -아다치미츠루

2009. 6. 26. 17:52 | 기타 책
러프 소장판 1 - 10점
아다치 미츠루 지음/대원씨아이(만화)

얼마전에 러프 소장판이 발행되었다.

나는 아다치미츠루의 만화를 너무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좋았던 작품 3개를 꼽으라면, 단연 H2와 터치 그리고 러프이다.

나는 H2를 가장 재미있게 봤지만,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는 러프의 여주인공인 니노미야 아미이다.

아미는 내 이상형이기도 한데, 모든 남자들이 빠져버릴 수 밖에 없는 그런 스타일이다.

스포츠 만화라고 작품성 없는 그저 그런 만화로 생각해 버릴 수도 있겠지만, 아다치미츠루의 만화들은 잘 만들어진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감동과 설레임을 가져다준다.

스포츠(수영)를 양념으로하고 주된 내용은 남녀간의 사랑인데, 50살이 넘은 노총각 영감이 그려냈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풋사랑의 연애감정을 아주 섬세하게 표현하고있다.

러프는 '거칠은', '잘 다듬어지지 않은' 이라는 뜻이다.
주인공인 케이스케의 수영이나 그들의 다듬어지지 않은 풋사랑을 의미하는 것이다.(그당시 아다치미츠루의 다듬어지지 않은 스케치도 포함될지 모르겠다. 크크크)

러프 뿐만이 아니라 H2나 다른 많은 작품들이 드라마로도 쏟아져 나왔는데, 왠지 캐릭터에 대한 환상이 깨져버릴 것만 같아서 보지 않았다.

어떤 사람들은 이 만화의 결말이 시시하다고 하지만, 나는 러프의 결말이야말로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 들 중 가장 멋진 엔딩이라고 생각한다.

아아 들리나요? 당신을 좋아합니다. 응답하라 오바.
퇴근 후 3시간 - 6점
니시무라 아키라 지음, 김혜숙 옮김/해바라기

이 책은 시간 관리 기법에 대해 소개하는 책이다.
책이 매우 얇아서 부담 없이 읽기에 좋다.

이 책에서 가장 눈길이 갔던 부분은
저자가 시간을 15분 단위로 나누어 계획을 잡는 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전철을 타고 가는 도중 1시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그것을 15분 단위로 쪼개어
영어 공부를 하고, 신문을 읽고, 뭘하고 다음은 또 뭘하고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렇게 할 때에 집중력을 높게 할 수 있고 효율적이라고 말하는데, 어느 정도는 공감이 간다.

시테크는 중요하다.
이 책의 저자는 분명 그런 기술에 있어 많은 노하우를 터득한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대로 똑같이 따라하는 것은 직업이나 문화에 따라서 어려운 점이 많을 것이다.
따라서 이 책에 나오는 대로 못하겠다고 부담을 갖을 필요는 없다.

그리고 어짜피 이런 기술들은 스스로 갈고 닦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자신만의 시간 관리 기법을 갖추는데에 몇몇 좋은 아이디어를 얻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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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1 - 8점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열린책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새로운 이야기이다.

나는 컴퓨터 공부를 시작한 이후로는 이런 종류의 책들을 전혀 보지 않는데, 그래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은 나올 때 마다 꼭 본다.

나는 그가 쓴 거의 모든 책들을 읽었는데, 그 중에서 ''가 가장 재미있었다.
'뇌'는 내가 읽은 그의 첫번째 책이었는데, 그래서 그 책을 가장 재밌게 봤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공간에 있는 두 사건들로 이야기가 전개되다가 결말로 가면서 하나의 시점으로 합쳐지는 그의 특유의 글 구성은 마치 숨막히는 추리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곤 하는데 그 느낌은 나를 미치게한다.

이번 책은 타나토노트에서 이어지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타나토노트를 안봤더라도 전혀 상관없이 읽을 수 있다.

주인공인 미카엘 팽송은 신의 후보가 되어 올림푸스의 여러 신들에게 수업을 받게 되는데,
그리스 신화를 좋아한다면 아마도 이 책 역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평가를 얘기하자면 이 책은 SoSo이다.

나는 파피용 때부터 왠지 그의 책이 더이상 예전처럼 흥미진진하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이번 책 역시 '개미'나 '뇌'만큼 나를 짜릿하게 만들어주지는 못했다.

게다가 이 책의 마지막에는 아주 커다란 반전이 있는데,
그것은 신1, 2권이 이 책의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기대하지 않은 채로 마지막 페이지에서 '감사합니다' 가 아니라 '1부 끝' 이란 글자를 만나게 되는 것은 뒷통수를 맞은듯한 기분을 가져다 준다. 젠장, 미리 가르켜주던가.

하지만 다음 권이 빨리 나와 주기만 한다면 이 정도는 너그럽게 용서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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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소가 온다 - 10점
세스 고딘 지음, 이주형 외 옮김/재인


이 책의 원제는 Purple cow이다.

마케팅 불변의 법칙에 이어 내가 두 번째로 읽은 마케팅 책이었는데, 나는 비록 마케팅에 아주 무지하지만 이 두 책들은 마케팅을 다루는 책들 중에서도 아주 훌륭한 책일꺼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분량도 두껍지 않고 글이 아주 재미있게 술술 읽혀서 좋았다.

이 책의 핵심 단어는 Remarkable 인데,
'얘기할 만한 가치가 있는', '주목할 만한', '새롭고 예외적인' 어떤 것 으로 이 단어를 정의하고 있다.
Remakable의 반대말은 Very good이다. 그냥 좋기만 해서는 얘기할만한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제품이 좋아야 하는건 당연하니까.

이 책에서는 여러 리마커블한 회사와 제품, 그리고 그들의 리마커블한 마케팅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마케터가 아닌 그 누구라도 이 책을 읽다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하는 그들의 리마커블한 사고 방식에 빠져들어 책을 놓을 수 없게 될 것이다.

매스미디어에 돈으로 쳐바르는 마케팅이 아니라 얼리어답터처럼 소수의 스니저들에게 마케팅을 집중하라는 이야기는 우리들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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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는 없다 -이명박

2008. 11. 29. 20:09 | 기타 책
신화는 없다 - 10점
이명박 지음/김영사


살다보면 가끔씩 사람이 어쩜 저리 독할까, 저 사람과 경쟁하는게 심장이 뛸만큼 무섭다 라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사람들을 만나곤 하는데 나는 이들을 종종 '독사'라고 부르곤 한다. 이런 독사들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스타일의 사람들이다.

이명박은 딱 그런 독사였다.

나는 다음 날 회사를 가야하는 일요일 밤 22시에 이 책을 읽었는데, 새벽 4시까지 빠져 들어 책을 다 읽었을 정도로 그의 이야기는 아주 재미있었다.

이 책은 1995년도에 쓰여진 책인데, 문장들이 너무도 섬세하게 잘 쓰여진 것으로 보아
그가 직접 쓴 것이 아니라 전문 글쟁이가 그의 이야기를 대신 써준 것 같기도 했다.

뭐 하지만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의 이야기들이 정말 재미있었다는 것.
한 번쯤 읽어보는 것이 젊은 일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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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불변의 법칙 - 10점
알 리스, 잭 트라우트 지음, 이수정 옮김, 정지혜 감수/비즈니스맵


오랜만에 좋은 책을 읽었다. 이 책 역시 회사에서 진행하는 책 읽는 프로그램을 통해 공짜로 얻어서 읽은 책이었는데
기대하지 않고 보았지만 내용이 아주 좋았다.

특히 여러 기업에서 적용했던 마케팅 방식을 성공과 실패의 이유를 설명해주는 방식이 가장 좋았다.

이 저자는 입담은 아주 직설적이어서
브라질의 멍청한 놈들이라는 표현이나 xx 회장은 이런 마케팅 법칙을 어겼다. 곧 있으면 망할테니 이제 그만 푹 쉬시오 xx 회장. 같은 표현들을 서슴치 않고 한다.
이런 내용은 언제나 구경하는 입장에서 재밌게 다가오기 마련이다.

IBM 같은 IT 기업들의 대한 내용이 많이 소개되는 것도 좋았는데, 읽다 보니 이 책은 꽤 오래된 책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체제만을 고집하지 않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워드 프로세서나 엑셀을 만드는 것을, 계열 확장의 법칙을 어겼다며 곧 실패하게 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이미 마이크로소프트는 벌써 오래전에 로터스와 워드 퍼펙트를 완전히 짓뭉개 버렸다. -지금 찾아보니 93년도 책이다.

이것은 아마도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마케팅 법칙 중 몇 가지는 진리가 아니거나, 그 당시 빌게이츠는 이미 이 책 저자의 머리 꼭대기에 올라 앉아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우스나 게임기 따위를 만들어서 계열 확장의 법칙을 어기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마우스를 팔아먹고 남은 코찔찔이 돈 따위를 위해서 그런 사업을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 코찔찔이 돈이 우리 회사 전체 매출보다 많을 것 같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이 책은 아주 재밌고 읽을 만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으므로 한 번쯤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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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 -아다치 미츠루

2008. 8. 15. 20:08 | 기타 책
H2 1 - 10점
아다치 미츠루 지음/대원씨아이(만화)


만화책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 재밌게 보는 만화책들이 몇 권 있다.
현재도 연재 되고 있는 만화책 중에서 다음 편을 기다리는 것은 열혈강호, 원피스, 도시정벌, 짱, 그리고 크로스 게임이라는 만화책이다.
마지막의 크로스 게임이라는 책은 지금 이야기 하려는 H2를 썼던 작가가 현재 그리고 있는 만화이다.

내가 H2를 처음 접한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 몇 학년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수업 시간에 뒤에 앉아 친구들이 가져온 만화책을 돌아가면서 몰래 보던 때가 있었는데, 그 증 하나가 이 책이었다. 사실 그 때는 별로 재미를 느끼지 못해서 중간에 덮어버렸다.
대학교에 들어가서 어느 겨울날 선배의 집에 가서 자게 되던 날, 이 책이 시리즈로 전부 있는 것을 보고는 집어 들어 처음 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나는 그날 밤을 꼴딱 새고 이 책을 다 읽었고, 몇 일 동안이나 그 여운이 남았던 것 같다.

야구를 배경으로 하면서 청춘남녀의 사랑을 다루고 있는 내용인데 절대 유치하지 않고 오히려 결혼도 안한 노총각 영감탱이 작가가 어떻게 이렇게 섬세하게 연애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까 하고 의문이 들 정도이다.
나는 이 책 읽고 나서 아다치미츠루의 모든 만화를 다 구해서 봤는데, 다른 책들도 꽤 좋았지만 이 책만큼 재밌고 여운이 남는 책은 러프 한 권 뿐이었다.

이렇게 뜨거운 여름 날에는 갑자원에서 공을 던지는 히로가 생각이 나서 한번씩 H2를 다시 보게 된다. 이제 10번 정도 읽었나 보다.
아직도 H2와 러프는 읽을 때마다 내 가슴을 뛰게 만든다.

예전에 한동안 아다치 미츠루의 모든 만화를 찾아 볼 때에, Daum의 아다치 미츠루 팬 카페에도 가입했었는데 어느 날 그 곳에서 H2에 대해 기가 막히게 분석해 놓은  글을 보게 되었다.( 역시 인문대 녀석들이 글을 잘쓰긴 한다. )
http://cafe.naver.com/bbyun.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27

나는 이 글을 읽고 다시 H2를 읽어보면서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미묘한 표현들이 보이는 것을 느꼈다.
지금도 아다치미츠루가 계속 새로운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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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강화 - 8점
이태준 지음, 임형택 해제/창비(창작과비평사)
고등 학교 1학년 때 까지 나는 내가 수학을 꽤 잘 한다고 생각했었다.
학원에서도 선생님들에게 수학에 소질이 있다는 소리를 종종 들었기 때문에 그냥 그렇구나 했다.
고등학교 2학년이 될 때 당연히 나는 이과를 선택했고, 수학1을 배우면서 미적분을 배우기 시작했을 때, 나는 도서관에서 아무리 정석책을 봐도 미분을 이해할 수가 없었고 옛날에 듣던 소리는 다 속셈 학원에서 장사하기 위해 사탕발림 소리를 한 것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하지만 또 바로 그 때 즈음 나는 문학이라는 과목을 접하면서, 내가 문학을 너무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다. 황순원의 단편소설들이나 윤동주의 아름다운 시들은 나를 울리곤 했다.

이문열의 젋은날의 초상 에서 였던가, 아무튼 이문열의 책이었는데 책 내용 중에 주인공이( 이문열 자신이다. ) 친구에게서 문장을 쓸 때에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조언들을 얻었는데 그 부분이 다른 어떤 설명보다도 도움이 되었다는 뭐 그런 내용이 있었다.

나는 그 부분을 읽고서 바로 그런 조언들을 묶어 놓은 책이 없을까 해서 찾아 해맸었는데  이 책이 가장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바로 구입했다.

아주 작고 얇은 책인데, 고등학교 때 내가 좋아했던 많은 작품들이 인용 되어 있고 그 글들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설명 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글쓰는 것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다. 생각 날 때마다 가끔씩 펼쳐 읽어보곤 했었는데, 요 몇 년간은 컴퓨터 공부를 하면서 한번도 보지 않았었다.

몇 일전에 회사에서 누군가가 문장 작법에 관심을 가지고 있길래 이 책을 먼지속에서 꺼내서 빌려주었는데,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다. 되돌려 받으면 나도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여담이지만 영어 작문에도 이와 비슷한 종류의 책이 있다.
Strunk and White의 The Elements Of Style 이라는 책인데, 아마도 이 책은 이태준의 문장강화보다도 훨씬 잘 알려진 책일 것이다.
프로그래밍 서적 중에 다음과 같은 이름의 책들은 모두 이 책의 이름을 흉내내서 지은 책들이다.
The Elements of Java Style
The Elements of C++ Style

나는 작년에 영어를 잘하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구입했었는데, 그것은 완전히 실패로 돌아갔다.
아니 영어를 제대로 읽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작문법을 영어로 배운다는 말인가! 아이러니다.
그래서 이 책은 몇 장 끄적끄적 거리다가 책장에 꽂혀 버렸다.
하지만 나중에 영어에 어느 정도 익숙해 질 때 즈음엔 꼭 읽어보리라. 빌어먹을 놈의 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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