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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봄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약 1년 째 백수로 지내고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전업 주부라고 말할 수 있겠다.

요즘 하루의 대부분을 청소, 아이 돌보기, 요리, 책 읽기, (아기 안고) 유투브 보기를 하며 지내고 있다.


작년에 아내가 임신해있는 동안에는 같이 놀러도 많이 다니고, 커피한잔이라는 직장인 소개팅앱을 만드느라 코딩도 회사에 다닐 때 만큼 많이 했던 것 같다.


올 해 2월에 드디어 아기를 낳았는데, 내 생활이 완전히 바뀌어버렸다.

직업 프로그래머가 된 이후 처음으로 무려 세 달간 코딩은 거의 하지 못했다. 바깥 구경 나간 시간도 몇 시간 되지 않는 것 같다. 아내와 둘이 같이 붙어 애를 봐도 이렇게 힘이 드니, 육아라는 일을 너무 우습게 생각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 동안 정신 없이 아이 울음 소리와 함께 살았는데, 100일 정도가 지나니 그래도 조금 여유가 생긴다.


이제야 가끔 밖에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보면, 내가 아는 많은 친구들이 새로운 분야를 향해서 달려가고 있는 것에 놀라게 된다. 의외의 친구들 조차 이 달리기에 동참하고 있다. 블록 체인과 인공지능 이야기이다.

이 달리기 행렬을 바라 보고 있으면, 집에서 아기 돌보면서 매일을 보내고 있는 나는 세상에서 홀로 멈춰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앞으로 1년 정도가 지나면 얼마나 차이가 벌어질까? 그 때 가서 과연 따라갈 수는 있을까? 이런 생각들이 나를 초조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초조함도 잠시다. 아내가 힘든 육아를 홀로 맡게 될 생각을 하고, 매일 달라지는 아이를 바라보는 기쁨을 포기해야 한다는 상상을 하면 내 마음이 곧 원래 위치로 돌아온다.


혼자 멈춰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작게 나마 다시 생산적인 일을 해보려고 한다. 블로그 글쓰기가 우선은 해볼만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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