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몬드 첸의 윈도우 개발 282 스토리 책 표지
레이몬드 첸의 윈도우 개발 282 스토리

Windows 프로그래머라면 꼭 구독해야 할 블로그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레이몬드 첸의 The Old New Thing 일 것이다.

그의 블로그는 포스팅이 꽤나 자주 올라오는데, 보통 한번에 2개씩 올라오고 하나는 기술적인 이야기 다른 하나는 잡소리이다.

윈도우즈 프로그래머가 배울 것이 많은 주제들로 글을 쓰는데다가 유머감각도 있기 때문에 재미있다.

모어 조엘 온 소프트웨어에서 조엘은 그를 두고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프로그래머 라고 표현하기도 할만큼 실력있는 해커이기도 하다.

이 책은 2006년에 그의 블로그의 글들을 모아서 발행되었으며, 2007년에 번역서가 출간되었다.
처음 이 책이 나왔을 때 나는 UI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많아서 그 쪽으로 많이 읽었는데 이번에 다시 읽을 때는 파일 시스템이나 윈도우 시스템 내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읽었다.

재밌기도 할 뿐더러 그의 놀라운 지식과 통찰력들을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은 주말이었다.

기술적으로만 보면 NTFS의 터널링이나 디렉터리의 읽기 전용 속성에 대한 내용이 가장 기억에 남지만,
그보다도 더 인상 깊었던 것은 쉽게 지나칠뻔 했던 어떤 챕터에서 나온 다음 문장이었다.

만약 어떤 애플리케이션이 윈도우 95에서 실행되지 않는다면(애플리케이션의 버그로 인하여) 필자는 이를 개인적인 실패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수많은 밤을 새면서 이들이 윈도우 95에서 실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서드파티 프로그램들의 버그를 수정했다.

얼마나 많은 개발자들이 버그를 남의 탓으로 돌리는지를 잠깐만 생각해보면, 왜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가 왜 세계 최고의 프로그래머라는 소리를 듣는지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2007년 이후 그의 블로그에 엄청난 양의 포스팅이 쌓였는데, 이제 2권을 낼 때가 되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2권을 낸다는 글을 얼마전에 어디선가 본거 같기도 한데(그게 이 책을 다시 찾은 이유였지만) 꿈에서 봤는지 아무리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었다.

이렇게 얻어갈 것도 많으면서 재밌게 읽히는 책은 많지 않다.
빨리 2권이 나와서 내게 또 하나의 즐거움을 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