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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드 코어가 대중화되기 시작할 때였으니깐 2008년도 쯤이었나보다.

예전에 친구들하고 술을 마시면서 컴퓨터 이야기를 했었다.
우리들은 다 같은 컴퓨터 공학도라서 술 마시면서 기술에 대해서 많이 얘기하곤 하는데, 그 날은 CPU 얘기가 나왔다.

한 친구 녀석이 컴퓨터를 새로 샀다고 자랑을 하면서, 코어가 많아지면 돈만 비싸지고 실제로는 싱글코어보다 더 느릴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

그 친구도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프로그램에 대해서 좀 알고 있었는데, 1개의 쓰레드만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쿼드코어보다도 싱글코어 머신에서 더 빨리 동작한다는 것이다. 물론 쿼드코어 머신의 클럭이 더 낮을 경우에.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 있는데 사실 이는 틀렸다. 한 클럭에 1개의 명령어만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면 물론 맞는 얘기겠지만 요즘 CPU는 너무나 똑똑하다.

요즘 나오는 2.0대 초반의 코어 하나가 2005~6 년 아키텍쳐의 싱글코어 3.0대 CPU들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클럭이 높으면 열도 많이 나고 전기세도 많이 나가기 때문에, 나는 CPU를 살 때 항상 2.33이나 2.66 정도의 모델에서 고르곤 한다. 낮은 클럭의 CPU를 사면 오버클럭킹도 더 안정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좋은 점이 많다.

어떻게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가벼운 책으로 카테고리하긴 했지만 가벼운 내용은 아니다. 사실은 정말 어렵다.

학교 다닐 때는 컴퓨터 구조가 너무도 재밌었는데, 요즘에는 컴퓨터 구조가 왜 이렇게 어렵고 무섭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이 책은 여러 재밌는 주제들을 비교적 가벼운 문체로 설명하고 있으므로, 한 번 도전해서 읽을만 하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오탈자를 거의 찾지 못했는데, 한빛미디어 오탈자 페이지에 아주 많은 버그신고가 되어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참 대단한 사람들이다.

아마 2쇄에서는 저 내용들이 잘 반영되어 나올 것이다.

저자는 블로그에 윈도우 프로그래밍이나 병렬 프로그래밍에 대해 포스팅하곤 하는데, 주제나 내용이 자극적이고 재밌는 것들이 많으므로 피드를 구독해서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