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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해가 되면 항상 찾아보는 것이 있다.
지난 해 동안 괜찮은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뭐가 있었는지, 프로그래밍 언어 동향은 어떻게 바뀌어가는지를 둘러보는 일이다.
TV에서 연예시상을 하듯이 이것들도 몇몇 단체들에서 시상식을 한다. 찾아보면 여러군데가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곳은
InfoWorld의 Bossie Award(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어워드)와 Tiobe(프로그래밍 언어순위)이다.
나는 이것들이 여느 연예시상식이나 가요톱텐보다 훨씬 재밌다.

Bossie Award 페이지에서는 한 눈에 수상작들을 보기가 불편해서 여기에 링크와 함께 정리해보았다.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는 여기에 적지 않는다. 링크를 따라가서 잠시 읽어 보면 어떤 프로젝트들인지 쉽게 알 수 있다.

Application Development software 부문

Application Development software 부문

Platforms and Middleware 부문

Networking Software 부문

2007년부터 2009년까지의 수상작들은 이미 위키피디아에 잘 정리되어 있다.
http://en.wikipedia.org/wiki/Infoworld_Bossie_Awards

아참, 올해의 프로그래밍 언어는 또 한번 파이썬이 차지했다.

C# 한 번 시켜주지.
유닉스.리눅스 프로그래밍 필수 유틸리티 - 8점
백창우 지음/한빛미디어

이 책은 2004년도에 1판이 발행되었고, 최근에 2판이 나왔다.
외국에는 1/E, 2/E 처럼 1판 2판이라고 표기하는데, 국내 출판사들은 개정판이라는 용어를 좋아하는 것 같다.
개정판이 뭐지? 2판이라는 말과 뭐가 다르지? 하고 문득 궁금해서 사전을 찾아보았다.
기존 내용이 수정된 것 뿐만이 아니라 subversion 처럼 완전히 새로운 장들이 추가되었는데도 개정판이라고 하는 것은 좀 이상해 보인다.
내가 출판사 사장이면 개정판이란 말은 쓰지 않고 항상 2판 3판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겠다. 기든 아니든 그게 장사하는데 더 낫지 않겠는가. 크크.

편집기인 vim 부터 시작해서 make, gcc, gdb, 그리고 형상관리툴인 svn과 cvs까지도 다루어 주므로 리눅스에서 프로그래밍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필수이자 안성맞춤인 책이라 할 수 있겠다.

vim 챕터는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꽤 괜찮았다.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딱딱하고 형식적이지 않고 실제로 많이 쓰이는 ctags나 cscope 같은 외부툴과 몇가지 유용한 플러그인들을 함께 소개해주어서 아주 좋았다. 1판이 나왔을 때보다 지금은 좋은 플러그인이 훨씬 많이 나왔는데, 이런 것들을 좀 찾아보고 개정판에 실어주었다면 두말할 나위 없이 더 좋았을 것이다.

책 전체적으로는 도구의 여러 옵션들과 그것들을 이해하기 위해 알고 있어야 할 기본 지식을 따로 설명해주므로 누구든지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저자가 OS도 만드는 등 임베디드 쪽에서 많이 일을 해서 그런지 임베디드 리눅스에 치중된 내용을 너무 많이 다루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
사실 리눅스 개발자 중에는 임베디드 개발자도 많지만 일반적인 서버 개발자도 그만큼이나 많지 않은가. 이런 사람들은 필요한 내용들만을 잘 골라내서 읽어야 할 것이다.

시간이 많이 흐른만큼 애플리케이션들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개정판에서는 이런 것들이 많이 반영되지 않은 것 같아서 아쉽다. 우분투 사용자를 배려해서 우분투에서의 설치 방법 또한 제공해주는 것은 좋았는데 우분투 버전이 7.04인가 그랬다. 맙소사. 2010년 책인데.
또한 CVS 같은 구식 툴은 과감하게 제거해버리고 svn에 git를 추가해서 설명해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최근에는 아주 많이 사용되고 있는 cmake 도 2판에서는 꼭 설명되었어야 할 도구인데 빠져있는 것이 참 아쉽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표지는 참으로 맘에 안든다.
예전에, 도서관에서나 회사에서 이 책의 1판 표지를 보면 항상 책 내용을 훑어보고 싶도록 나를 이끌었었는데, 이번 개정판은 내용은 전판보다 보강되었을지 몰라도, 워드나 엑셀의 표지에나 어울릴법한 아동틱한 표지로 만들어버렸다. 최근에 한빛미디어에서 나오는 책들은 대부분 이런 아동틱한 밝은 디자인의 표지인데, 개인적으로 이런 표지의 책들을 보면 별로 배울 것이 많이 담겨있지 않을 것 같아 꺼려지게 된다.

그럼 멋진 표지를 가진 책은 무엇이냐고?
지금 딱 생각나는 책이 하나있는데 바로 이런 책이다.
원서가 더 멋있긴 하지만 한글판도 참 잘 나온 것 같다. 하드커버로 나온게 좀 싫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