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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ail 업무 기술 - 8점
카바사와 시온 지음, 김욱 옮김/한빛미디어

2000년 3월 한메일 주소를 갖게된 이후로 2008년 말까지 우직하게도 한메일만을 고집해왔었다. 2008년도 언젠가부터 메일을 보낼 때 G메일을 가끔씩 쓰기 시작했는데, 그 후 한메일로 오는 메일들을 자동으로 G메일로 퍼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 기존에 받았던 메일을 모두 G메일로 옮겨버리고 완전히 이사를 했다.
처음 G메일을 사용하면서 불편했던 점 한가지는 수신확인 기능이 없다는 것이었는데, 회사 생활을 하다보니 수신확인이라는 기능이 연애초기에 애인과 편지 주고 받는 것을 빼면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쓰면 쓸수록 G메일에 빠져들어서 나는 이제 G메일과 다른 구글 서비스들의 광팬이 되어버렸다.
내가 G메일에서 특히 좋아하는 기능들은 다음과 같다.
  • 아카이브
  • 구글 톡 대화기록을 G메일로 저장
  • 메일과 그 회신메일들이 그룹으로 묶여서 보여지는 기능
  • 라벨과 필터를 쉽게 적용.
  • 똑똑한 스팸필터 기능.
이 책에서 새로운 기능들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서 읽어보긴 했는데 책은 재밌게 읽긴했다만 많은 것을 얻지는 못했다.
  • gmail-backup.com 에서 gmail을 백업할 수 있다는 것.
  • Inbox 위에 나오는 광고를 환경설정에서 없앨 수 있다는 것.
  • 제목 끝에 EOM을 붙이면 G메일이 그걸 인식하고 본문이 없다고 메세지 박스를 띄우지 않는다는 것.
  • 별태그를 여러 색깔로 만들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이 책에서 배울 가장 중요한 점은 메일을 삭제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하드디스크나 메일함의 용량이 모자라서 그나마 덜 중요한 데이터를 삭제 해본적이 있는가? 그랬다면 아마 이전에 지웠던 데이터 때문에 나중에 후회해본 적도 있을 것이다.
이제는 용량이 부족해서 어쩔수 없이 데이터를 지워야 하는 시대는 지났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았던 연애편지는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중하게 다룰테지만, 인터넷쇼핑몰에서 구매확정을 해달라고 보내오는 귀찮은 메일조차도 지우는 것보다는 잘 분리해서 보관하고 있는 편이 더 낫다. 이것은 꼭 메일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모든 디지털 데이터와 잘 살아가는 현명한 처사이다.
G메일에서는 아카이브 기능과 필터, 라벨 기능을 통해서 이를 쉽게 적용할 수 있는데 책에 잘 설명되어져 있다.

다음 메일주소를 만들어서 쓰다가 네이버가 뜨니깐 네이버 메일 주소들을 만들어서 또 다른 사람들에게 주소를 가르쳐주고. 그래서 양쪽을 다 들어가면서 메일 확인을 하는 사람들은 꼭 G메일을 안쓰더라도 이 책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 한 곳에서 메일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내가 G메일에서 가장 싫어하는 기능이 방금 생각이 났다.
첨부파일을 보낼 때 exe 파일은 보낼 수 없는 점. 압축을 해서 보내도 실행파일인 것을 알아채고 허용을 안해주는데, 그래서 나는 다른 서비스에 파일을 올리고 링크를 복사해서 주거나 파일의 확장자를 바꿔서 보내면서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한다. 첫번째 방법은 다른 서비스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 영 맘에 들지 않는다. G메일로 첨부하면 보낸 파일 또한 G메일에 저장되는 것이 더 깔끔한데 말이다. 두 번째 방법은 정말 한심한 방법인데, 저 방법을 쓰고 앉아있는 내가 너무 한심해서 G메일에게 더 화가 나곤 한다. 상대방이 다시 첨부파일의 이름을 변경해야하기 때문에 친한 친구에게나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구글, 신화와 야망 - 8점
랜달 스트로스 지음, 고영태 옮김/일리
이 책이 구글이라는 회사를 주제로한 몇 번째 책인지 모르겠다.
구글은 언제나 이야기를 몰고 다니며, 그 이야기들은 언제 들어도 재미있다.

나는 가볍게 읽어볼 마음으로 이 책을 선택했고, 읽는 동안 뇌가 충분히 즐거워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이 책은 구글을 쫓아 다니며 열심히 연구한 저자의 경험과 느낌들이 실려 있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내용들 말고도, 구글의 도서 스캔 프로젝트와 구글 어스, 그리고 유부트 인수 과정에 대한 뒷 이야기들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나는 Gmail의 문맥광고가 탄생했던 이야기가 특히 기억에 남았는데 그 내용은 이렇다.


Marissa Mayer

Marissa Mayer


당시 구글은 Gmail이 어느 정도 개발되고 메일 서비스를 어떻게 수익원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지 고심하고 있었는데, 마리사 메이어 부사장은 다른 메일들처럼 무료로 적당한 용량을 주고, 돈을 내는 사용자에게는 더 큰 용량을 주어서 수익을 얻는 단순한 구조를 생각하고 있었다.

Paul Buchheit

Paul Buchheit


Gmail팀을 이끌고 있던 폴은 메일 내에 광고를 넣는 것을 고려하고 있었는데, 이런 그의 의견은 메이어 부사장에 의해 번번히 제지당하고 있었다.

메일을 런칭하기 직전 어느날 새벽 3시에 사무실에 남아있던 메이어는 폴에게
"이제 광고 생각은 완전히 접은거지?" 라고 물었고 폴은 "예." 라고 대답했다.

메이어가 퇴근하고 나서 폴은 홀로 남아서 인터넷에서 어휘 분석 코드를 구해 Gmail 시스템에 문맥 광고를 붙여놓은 뒤에 아침에 퇴근을 했다.

다음 날 출근한 메이어는 메일에 광고가 들어가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서 자고 있던 폴에게 전화해 빨리 돌려 놓으라고 야단법썩을 떨었지만, 곧 이런 광고가 상당히 의미가 있는 것을 깨닫고는 금새 마음을 고쳐먹게 되었다.

물론 이것은 크게 히트를 쳤고 나중에 애드센스로 발전하게 되었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부분에 대해 자존심따위는 버리고 인정해버리는 마리사 메이어의 태도는 본 받을만한 점이다. 하지만 내게 그것보다 더 놀라웠던 점은 즉흥적으로 떠오른 아이디어를 단 몇 시간만에 구현해버리는 위대한 해커의 능력이었다.

물론 그는 오픈소스를 이용했겠지만, 오픈소스라고 해서 국민학교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들처럼 손쉽게 가져다 붙일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만일 그게 뭐가 어렵냐고 떵떵거리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정말 엄청난 해커이거나 아니면 흔히 볼 수 있는 허풍쟁이일 것이다.

이런 종류의 이야기들은 재미를 위해 보통은 조금 더 과장되는 법이지만, 그래도 골치아픈 생각하지 않고 머리 식힐 겸 읽어보기에는 적당한 주제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