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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이 간다 - 9점
유민주.티켓몬스터 지음/이콘
나는 그루폰이라는 회사 때문에 소셜 커머스라는 아이디어에 대해서 처음 알게 되었다. 하지만 크게 관심은 갖지 않았다. 그루폰이 한국에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던 날에 한번 들어가보고는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라길래 바로 꺼버렸던 기억이 난다. 티켓 몬스터는 작년과 재작년 귀가 닳도록 이름을 들었지만 거의 일년 가까이 그냥 애들 딱지 스티커나 만들어주는 뭔가인줄로만 알았다.

그 후 티켓 몬스터가 무슨 회사인지 알게되고 얼마전에 블로그 어디선가 이 책을 소개하는 글을 보고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어제와 오늘 종일 방구석에 누워서 재밌게 읽었다.

85~86년생의 어린 친구들이 만든 회사. 게다가 1년 남짓한 새 직원수가 700명으로 늘어난 놀라운 회사. 그들이 어떻게 창업을 하고 회사를 운영해왔는지에 대해서 재밌게 쓰여있다. 좋은 학교에 다녔고 에너지도 넘치는 친구들이지만 너무 순진하기도 해서 와 이렇게 해도 회사가 클 수 있기는 하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창업자 중 한 친구가 옛날 텍스트큐브의 노정석 대표가(지금은 아블라 컴퍼니) 혼자 카페에 있다는 트윗을 날린 것을 보고 땀을 뻘뻘 흘리고 달려가서 창업 아이템에 대해서 조언을 구한 열정은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후배들과 몇 번 대화해보고는 그 가능성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선뜻 5천만원을 투자해준 노정석씨도 참 대단하다.

조그만 사무실에서 책상도 없이 아무대나 기대어 앉아 밤새가며 함께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젊음들이 왜 이렇게 부러웠는지 모르겠다. 작은 회사에 다닐 때는 항상 큰 회사가 부러웠는데 막상 큰 회사로 오니 다시 작은 회사가 부러워진다. 사람 마음은 어째 이렇게 청개구리 같은가.

작년 이맘 때쯤,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기 전에 한 임원과 대화를 하다가 자기는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하루하루 너무 즐겁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때 그는 회사라는 것은 남자가 가지고 놀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정교한 장난감이라는 말을 했었는데 나는 그 말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나도 언젠가는 창업을 한 번 해보고 싶다. 레고 블록을 맞추듯이 회사를 조립해 가면서 회사가 커나가는 것을 바라 보는 기쁨을 맛보고 싶다. 그 때를 위해서 지금은 열심히 실력을 길러놔야 한다.